-변비·설사로 항문샘에 균 들어가 염증 생겨
-20~30대 남성 발생 많아…진찰로 쉽게 진단
-수술 방법에는 절개술·절제술·근육 충진술 등
-오래 방치땐 복합치루·항문암으로 이어질수도
직장인 김모(42) 씨는 1주일 전부터 발생한 몸살 기운으로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그런데 2~3일 전부터 항문에 통증이 동반돼 항문 병원을 내원해 치루라는 진단을 받았다.
치루는 대변이 나올 때 윤활유 기능을 하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상처가 생겼을 때 경험하는 미열이나 온몸이 욱신거리는 몸살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항문샘이 곪아 주위가 붓기 시작하면 김씨처럼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치루는 아무리 항문을 청결하게 하더라도 몸 안에서 생기는 질환이라 예방하기 상당히 힘들다. 통증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항문주위농양과 치루란?>
항문주위농양은 항문과 직장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 있는 상태를 말하며, 치루란 항문 주위농양이 오래돼 항문 안쪽과 항문 바깥 주위 사이에 길이 생겨 고름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 질환은 주로 젊은 연령층(20대, 30대)에서 많이 생기며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또한 치루를 오래 방치하는 경우에는 아주 드물게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인과 증상>
항문 내 치상선 부위에는 항문샘이 4개 내지 12개가 있어 배변 시 점액을 분비하여 항문벽의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해준다. 그런데 이 샘의 입구를 통해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항문 주위에 종기 같은 고름이 고이게 되며 이 상태를 항문주위농양이라고 하는데 환자는 대개 열이 나고 춥고 항문 주위가 부어오르며 앉기가 불편하며 심한 통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고름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 항문 주위의 약한 부분으로 확산되어 항문 바깥으로 누관을 형성하게 되면 치루가 된다.
치루는 항문과 항문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긴 후 항문 안쪽과 항문 바깥 사이에 터널(누관)이 형성된 상태를 말하며, 대부분 항문농양이 생긴 후 2차적으로 발생한다. 치루의 누관에는 항문 내에 안쪽 구멍(내공)이 있고 항문 주위 피부에 바깥쪽 구멍(외공)이 있으며 누관을 통해 내공에서 외공으로 고름이나 염증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치루의 원인은 치상선의 항문샘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변비나 설사로 항문샘에 균이 들어가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드물게 외상, 치열, 결핵, 크론병, 암 등이 있다.
<진단과 종류>
항문주위농양은 고름이 고이는 위치에 따라, 치루는 고름이 배액되는 길에 따라 여러 가지 형으로 분류되며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진찰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고름이 작거나 복잡한 농양 및 치루가 의심스러울 때는 항문초음파나 치루 조영술을 이용해 진단하기도 한다.
<치료>
항문주위농양은 진단이 되면 즉시 절개해 배농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오래 놓아둘수록 고름이 주위로 퍼져 더 심해지고 항생제도 거의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배농과 절개술을 시행하였을 경우 30~40% 정도에서 치루로 발전하며 이때는 2차적으로 치루 수술을 해야 한다. 치루 치료를 위해서는 저위형(낮은 치루)이냐 고위형(높은 괄약근에 위치한 치루)이냐, 단순형이냐 복잡형이냐 등으로 정확히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치루 종류에 따라 치료 및 수술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루의 수술방법에는 치루 절개술, 치루 절제술, 배액선법(세톤법), 근육 충진술 등이 있다. 이 중에 치루 절개술과 치루 절제술은 저위형치루나 단순치루의 치료에 흔히 적용되며 괄약근을 침범하는 고위치루나 복합형 치루의 수술 시에는 항문내압검사를 시행한 후 항문 괄약근 기능 정도에 따라 수술방법을 다르게 결정해야 하는데 주로 배액선법이나 근육충진술을 시행한다. 치루가 있을 경우 특히 외공이 항문에서 3cm 이상 떨어져 있거나 수술 후 재발한 경우, 외공이 여러 개인 경우, 외공이 크거나 항문의 양쪽에 동시에 위치한 경우는 복합치루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 후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항문이나 항문 주위에서 분비물이 나오면 치루에 대해 즉시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해야 한다.
치루가 생긴 후 너무 오래 방치하면 복합치루로 진행될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는 수술이 힘들 뿐더러 수술시 항문 기능의 감소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항문암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도움말=서기원 상쾌한 항맥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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