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 환자가 최근 큰마음 먹고 병원을 찾았다. 몇 달 전부터 대변을 볼 때 피가 조금씩 섞여 나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치질이 재발한 것으로 착각했지만 점차 증상이 심해지고 설사와 변비까지 동반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대장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서 복통과 배변습관의 변화를 부른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감소하고 잦은 설사와 변비가 나타나게 된다. 배변 후 잔변감, 검붉은색의 혈변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들이 변비나 치질로 오인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인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증상이 지속되는 때는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대부분 대장의 양성종양 중 선종성 용종으로부터 시작된다. 용종은 대장 점막에 생기는 사마귀 같은 혹인데, 그 크기가 1mm에서 2~3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선종성 용종의 경우 그 크기가 1cm 미만일 때는 암 발생률이 1% 이하지만, 2cm 이상일 때는 35% 이상에서 암이 발생한다.
대장용종 발생 원인으로는 높은 열량의 섭취, 동물성 지방 섭취, 고콜레스테롤혈증, 채소와 과일의 섭취 부족, 운동 부족, 가족력 등이 꼽힌다.
최근 식생활 양상이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바뀌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용종 환자도 급증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을 통해 대장용종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따라서 50세부터 4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의 정상 점막세포가 용종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보통 10년 이상이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발견된 용종을 적절한 시기에 제거하면 대장암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 등을 평소에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으로 알아보는 대장암 자가진단은 △배변습관이 변한다 △피나 점액이 섞인 대변을 본다(색깔은 검붉은 편이다) △대변을 덜 본 듯한 느낌이 들고 늘 뒤가 묵직하다 △복부 팽만과 복통이 따른다 △변이 가늘어진다 △빈혈이 생기고 체중이 감소한다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꼭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 대장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서기원(마산합포구 상쾌한 항맥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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