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항문이 붓고 치질이 생겨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있다. 급성치핵이거나 항문염증으로 고름이 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 급성치핵, 즉 갑자기 생긴 치질에 대해 알아보자. 이분들께서 많이 하는 질문이 ‘꼭 수술을 해야 되느냐?’, 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이다. 좌욕이나 약물 요법으로 좋아지지 않는 치질은 빨리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치질 수술 후 심한 고생으로 주위사람들에게 절대 수술하지 말라고 하시는 분이 가끔 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치질이 오래되고 심했다는 점일 것이다. 당연히 수술이 크게 되고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또한 치질이 오래 전에 있었다가 최근에 악화된 경우 대부분 숫치질(외치핵)이 함께 동반된 혼합치질이다. 전에 있던 치질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피부가 늘어난 채로 주름이 늘어져 있다. 아프지 않기 때문에 그냥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외치핵을 덮고 있는 피부는 오랜 세월 자극을 받거나 점막이 밖으로 노출돼 있었던 영향으로 피부가 두껍고 탄력이 없으며 색이 검게 변해 있다. 수술 후 피부를 충분히 남기고 봉합(실로 꿰맴)했을 때 잘 붙어 있지를 않고 약해서 쉽게 찢어진다. 치핵이 처음 생겼을 때 수술을 받는 경우에 비해 당연히 피부판의 생존율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의 치질 수술 방법 중 가장 좋다고 알려진 것이 고위결찰 점막하 치핵절제술이다. 치핵을 치상선 상부 3~4cm 높이까지 절제하고 직장 점막을 결찰해 향후 재발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좌우에 있는 치질을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점막 아래로 치핵만 제거해 하나의 치질을 제거하면서 치질 3개를 동시에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수술의 장점은 수술 후 재발이 적으며, 수술 크기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회복 후에도 항문이 좁아질 염려가 없다.
고위결찰 점막하 치핵절제술을 시행할 때는 치핵을 제거하고 나면 점막과 피부만 남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피부판이 형성된다. 오래된 치질의 경우 치질과 점막, 치질과 항문 괄약근과의 유착이 심해 박리가 잘 되지 않고, 주위 조직 손상이 많아져 수술 후 항문 괄약근의 힘이 없다든지, 피부판이 죽어서 항문이 좁아져 고위결찰 점막하 치핵절제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질을 비롯한 항문 질환도 항문 피부와 점막의 손상이 깊어지기 전, 괄약근과의 유착이 심해지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치핵을 수술하는 것이 좋다. 치질이 당장 급하지 않는 병이라 해 방치한다면 훗날 더 크게 수술해야 한다.
서기원(마산합포구 상쾌한 항맥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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