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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과다한 업무와 잦은 회식으로 늘 피곤해하는 김모(46)씨는 5년 전부터 치질 증상을 갖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변을 보다가 변기에 검붉은 색의 피가 흥건한 것을 발견했지만 치질로 인한 출혈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뒤로 더 잦아진 항문출혈과 잔변감에다 변이 가늘어진 증상까지 생기자 걱정이 돼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았는데 직장암 1기 판정을 받았다.
항문출혈이 생기면 육안으로 색깔부터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항문출혈이 생기면 대부분 치질을 의심한다. 치질은 성인 남녀의 절반 정도가 앓고 있는 질병으로 누구나 약간씩의 치질 증상을 경험하는 터라 변을 보다가 출혈이 일어나면 색을 유심히 살펴 자신의 증상을 기억하기보다는 출혈 자체 상황에 전전긍긍하며 병원을 찾기 일쑤다. 전문의들은 항문출혈 때 색깔만 주의해서 살펴도 질환을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본 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 대략 35%가 항문출혈 증상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40대 21%, 20대 17%로 20∼40대 젊은 층에서 출혈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약 7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원인은 이들이 사회생활의 핵심 연령층으로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나 잦은 음주로 출혈이 일어나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돼 출혈까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들은 항문출혈이 생기면 육안으로 색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실제 항문출혈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치질보다는 직장(대장)암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한 출혈이기 때문이다. 보통 선홍색의 피가 보이면 치질로, 검고 찐 듯하면서도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면 대장질환으로의 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치질이 심해질수록 혈관벽이 얇아지게 되는데, 배변 시 얇아지고 약해진 혈관벽에 상처가 쉽게 생겨 출혈이 일어난다. 술도 원인 중 하나인데 간에서 해독과정을 거쳐 혈관을 확장시켜 항문의 피가 간으로 가지 못하고 거꾸로 역류하게 된다. 또한 변을 볼 때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에서도 출혈이 나타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대장암에서도 항문출혈이 생길 수 있다. 대장에 발생한 암 중심에 궤양이 생겨 만성적인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문출혈의 90%는 치질이 원인인 만큼 바르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며 출혈 색깔이 검은 경우 병원을 방문하여 꼭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여야 한다.
치질 예방은 △한번에 5분 이상 변기에 앉지 않고 △용변을 볼 때는 신문이나 잡지, 읽는 것을 피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오랫동안 쪼그려 앉지 않으며 음주를 피하고 △변이 딱딱하지 않도록 섬유질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마산합포구 상쾌한 항맥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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