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은 감각신경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어 조그마한 병이 있어도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특히 항문에 치질(치핵), 치열, 항문농양, 항문거근증후군, 항문직장암 등이 있을 경우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각각의 경우 통증이 있다는 점은 같지만 통증 양상의 차이 및 특징적인 동반 증상이 있다.
우선 치열로 인한 항문통증인데, 치열은 항문점막이 찢어져 있는 상태를 말하며, 변을 볼 때와 직후에 피가 나면서 아픈 것이 특징이다. 치열이 오래되면 찢어진 항문점막이 깊어져 궤양과 섬유화가 진행되며 항문의 탄력성이 감소돼 항문이 좁아진다. 동시에 궤양의 위아래로 조직의 부종이 발생해 항문 밖으로 살이 늘어져 치질처럼 튀어나오게 된다.
다음으로 항문농양으로 인한 항문통증이다.
항문농양은 항문과 항문 주위에 염증과 농양이 발생된 상태를 말하며 열이 나면서 아픈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항문이 아프지 않고 감기처럼 머리만 아프거나 몸살기운만 있을 수 있다. 그러다가 시간이 가면서 항문 주위가 벌겋게 퉁퉁 붓고 보행과 앉기가 불편해진다.
치핵(치질)으로 인한 항문통증도 있다.
치핵은 항문의 혈관과 점막이 늘어난 상태를 말하며,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초기에 통증이 없이 출혈만 생기나 심해져 항문 밖으로 빠지면 통증이 발생한다. 외치핵은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작게 있다가 피로, 스트레스, 음주, 수면부족 등에 의해 항문 밖으로 콩알처럼 단단하게 부운 덩어리 모양의 혈전성 외치핵이 발생하게 되며 통증이 심해진다.
항문거근증후군으로 인한 항문통증을 알아보자.
이 병은 항문괄약근 위쪽에서 항문을 싸고 있는 항문거근이라는 근육에 경련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으로 다리에 쥐가 나듯이 특별한 원인 없이 항문과 직장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때때로 잠이 들었다가도 항문 안의 심한 통증으로 인해 잠을 깨기도 하며, 얼마 지나면 저절로 통증이 사라진다. 또한 앉아 있을 때나 대변을 보고 싶을 때 악화되기도 하며, 배변 후에 뒤가 묵직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통증이 엉덩이나 질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항문직장암으로 인한 항문통증이다.
항문과 직장에 암이 생기는 경우 출혈, 변비 등이 많이 발생하나 때로는 통증이 심할 수도 있다. 특히 항문 가까이 생긴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항문에 우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직장암의 경우에는 검붉은 피와 함께 뒤가 묵직한, 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항문 통증의 원인이 다양해 2~3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치질이나 치열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서기원(마산합포구 상쾌한 항맥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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